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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속 정전…어르신들 밤새 떨었다

캘리포니아를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남가주 곳곳에서 비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LA한인타운 인근 시니어 아파트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가뜩이나 추운데 한인 시니어들은 암흑 속에서 끼니도 해결하지 못한 채 ‘위험한’ 밤을 지새워야 했다.   한인타운 남쪽 볼드윈 힐스 지역 ‘볼드윈 빌라 플라자’ 시니어 아파트는 지난 4일 오후 8시쯤부터 전기와 가스가 끊겨 이튿날인 5일 오후 6시 현재까지도 정전사태가 이어졌다.   모두 200여 가구 중 약 150가구가 한인 시니어 가정인 이 아파트 거주민들은 온수로 씻는 것은 고사하고 가스도 나오지 않아 온종일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뿐 아니라 난방이 되지 않아 추운 날씨 속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고 시니어들은 전했다.     이곳에서 1년 6개월 정도 살았다는 앤디 정씨는 “어제(4일) 집에 들어와 쉬고 있는데 갑자기 전기가 나갔고 아파트 매니저들도 퇴근한 상황이라 노인들만 정신없이 우왕좌왕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정씨는 “가스도, 전기도 모두 끊겨 밥도 못 먹고 굶어야 했고 먹어야 할 약도 못 먹었다”며 “무엇보다 잘 안 보이니까 초를 켜놨는데 혹여나 화재라도 날까 봐 걱정돼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시니어 아파트에 치매 환자가 더러 있어 화재를 가장 염려했다.     다른 한 주민은 “가스가 안 되니까 버너를 사용하는 집들이 있는데 치매 환자들이 혹여나 사용하다 불을 낼까 걱정했다”며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상황에서 불이 난다면 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한숨지었다.     5일 오전 아파트는 비가 그치고 드러난 햇빛 덕에 그나마 앞이 보이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빛이 들어오지 않는 아파트 비상탈출구 계단은 암흑 그 자체였다. 비상등과 출구 사인은 배터리 부족으로 꺼져있어 몸이 성치 않은 시니어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커 보였다.     또 정전으로 인해 엘리베이터 가동이 중단되면서 5층이나 되는 아파트를 시니어들이 어둠 속 플래시에 의지한 채 계단을 오르내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이곳에서 12년 동안 거주했다는 레지나 김씨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계단을 내려가려니 겁난다”며 “(하지만) 밑에 내려가서 매니저도 만나고 충전도 해야 한다”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LA수도전력국(LADWP)은 폭우로 인해 지하실에 물이 스며들면서 변압기가 터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전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파트의 마크 부에소 매니저는 “오늘(5일) 오전 2시부터 LADWP 직원들이 도착해 복구 작업 중이다”며 “처음에는 오전 5시쯤 마칠 거라고 얘기했지만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안타깝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주민들에게 간식과 커피, 발전기 등 최선을 다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폭우로 인해 한인타운을 포함한 미드윌셔 지역에도 2500명이 정전 피해를 보았다고 LADWP는 보고했다.  장수아 기자사설 볼드윈힐스 지역 아파트 화장실 시니어 아파트

202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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